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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026. 10. 30

더운 여름에 잎채소가 먼저 흔들린 이유

올여름은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웠고, 시금치와 상추 값이 한 달 사이 크게 올랐습니다. 잎채소가 더위에 먼저 흔들리는 이유와, 바깥 날씨가 들어오지 않는 실내 농장이 맡을 수 있는 몫을 정리했습니다.

올해 8월 2일,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42.5℃까지 올랐습니다. 기상청이 9월 3일 발표한 「2026년 여름철 기후 특성」에 따르면 올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4℃로 평년보다 1.7℃ 높았고,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폭염일수는 21.5일로 평년(10.6일)의 두 배쯤 됐습니다.

더위는 장바구니에도 바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금치 100g 소매가격은 7월 14일 1,050원에서 8월 14일 2,108원으로 한 달 사이 두 배가 됐습니다. 같은 시기 청상추와 깻잎 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시금치는 한 달 새 51.9% 오른 품목으로 꼽혔습니다.

잎이 곧 상품인 채소

여러 채소 중에서도 시금치와 상추 같은 잎채소가 먼저 흔들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잎채소는 잎 자체가 상품입니다. 잎이 얇고 넓어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고, 더위가 길어지면 잎이 시들거나 끝이 타서 팔 수 있는 양이 줄어듭니다. 열매를 맺는 작물은 잎이 조금 상해도 열매를 거둘 수 있지만, 잎채소는 잎에 난 상처가 곧 상품의 상처입니다.

자라는 기간이 짧다는 점도 있습니다. 심고 거두기까지가 길지 않은 작물이라, 더운 몇 주가 한 작기 대부분을 덮어 버리기 쉽습니다. 잎끝이 타는 현상은 지난 글에서 다룬 잎끝마름과도 이어집니다. 잎 둘레의 공기와 물 흐름이 흐트러지면 자라는 속잎 끝까지 칼슘이 닿지 못합니다.

현장 작업도 어려워집니다. 한낮 기온이 40℃에 가까우면 밭에서 거두고 고르는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더위는 작물과 사람 양쪽에서 출하량을 줄입니다.

평년보다 낮았던 값, 그래도 흔들린 값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 상순에도 시금치 등 주요 채소의 도소매 가격이 아직 평년보다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주요 채소 생산이 대체로 늘어 그전까지 값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을 배추도 생산이 늘어 10월 16일 소매가격이 1년 전보다 10.3% 낮았습니다.

그러니 올여름 일을 "채소가 비싸졌다"로만 읽을 수는 없습니다. 더 정확한 말은 "짧은 사이에 크게 흔들렸다"입니다. 한 달 만에 두 배가 됐다가 다시 내려오는 움직임은 사는 사람에게도, 기르는 사람에게도, 급식이나 외식처럼 같은 양을 꾸준히 써야 하는 곳에도 계획을 어렵게 만듭니다.

바깥 날씨가 들어오지 않는 방

실내 수직농장은 이 흔들림의 한쪽을 맡을 수 있습니다.

재배실 안에서는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빛, 양액을 정해 둔 값에 맞춰 둡니다(재배실 화면에 뜨는 다섯 가지 값). 바깥이 42℃이든 장마가 길든 재배실의 공기는 같은 조건을 유지합니다. 이천 농장은 재배동 28동을 포함한 시설에서 날씨와 상관없이 같은 방식으로 상추를 기릅니다. 엔씽이 그동안 쌓은 1,767 작기의 재배 데이터도 이렇게 조건을 고정한 방에서 나온 기록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해 대신 LED를 켜고, 바깥 더위를 막기 위해 공조를 돌립니다. 실내 농장은 에너지를 써서 날씨의 변동을 덜어 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모든 채소를 실내에서 기를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자라는 기간이 짧고, 날씨에 쉽게 상하고, 꾸준히 같은 품질이 필요한 잎채소처럼 이 방식이 잘 맞는 작물이 따로 있습니다.

들판과 실내가 나눠 맡는 일

우리 식탁의 채소 대부분은 앞으로도 들판과 온실에서 자랄 것입니다. 실내 농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운 여름이 이어질수록, 날씨가 가장 거칠어지는 몇 주 동안에도 같은 잎채소를 같은 품질로 낼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엔씽은 Physical AI 기반의 첨단 수직농장에서 그 몫을 맡으려 합니다. 바깥 날씨가 어떻든 재배실 안에서 매일 같은 값을 지키는 일이 그 시작입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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